인천에서 살게된 지도 8년이 되어간다. 서울에서 태어나 30년을 넘게 살았고 서초동에서 빌딩 숲이 커져가는 것을 보며 자랐다.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서초동 주변으로는 항상 맛있는 음식점이 많이 있었고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식당들은 이제는 모두 맛집으로서 알려져 있다.
인천에 살면서도 주변에서 맛집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맛은 좋지만 몇 가지 식당이 갖추어야 할 요건이 부족한 점이 있어 가고 싶지 않은 곳 들도 있는 것이 아쉽다. 맛과 더불어 경험되는 서비스와 시설의 청결함이 내가 식당을 방문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괜찮게 생각한 인천의 식당을 세 곳을 소개해 본다.
(소개순서는 상관관계가 없음)
「송도갈매기」
인천 옥련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송도갈매기. 갈매기살을 전문으로 판매하며 소고기와 몇 가지의 식사를 판매한다.
갈매기살 전문점답게 갈매기살의 맛은 당연히 좋다. 하지만 이 집의 카운터는 물막국수라고 생각한다. 메밀 70%이상의 배합으로 만든 면이 상당히 좋다. 당신이 평양냉면을 즐긴다면 이 집의 막국수도 먹어보길 권한다. 나는 점심에 이 막국수만을 먹기 위해 종종 방문한다.
「송도식당」
이 집의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게의 이름. 고집스럽고 투박하며 맛집임이 분명할 것 같은 멋진 이름이지만, 검색을 통해 많은 사람이 찾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의 오지랖일뿐 낙지맛집 송도식당에서 식객으로 부좀함을 느끼는 바는 아니다. 이미 개업 30년을 앞두고 있음에 노포의 반열에 들어가지만 가게의 내부는 언제나 청결하다. 화장실은 시장의 공용화장실을 사용해야하는 불편이 있다.
낙지전문점 송도식당은 생물 국산 낙지만을 취급한다. 낙지는 매장 안의 수조에서 바로 꺼내어 주문에 응대한다. 여사장님이 안내해주는데로 잘라주는 데로 먹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처음 방문한다면 채로 썬 무우가 가득 들어간 연포탕을 추천한다.
무우를 가득 넣은 육수가 끓으면 사장님이 낙지를 내어 오신다. 살아있는 낙지 몇 마리가 끓는 육수에 들어간다. 그렇게 낙지가 익어가면 사장님이 낙지를 손질해 주시는데 낙지다리를 길게 내어주신다. 생낙지의 신선함과 쫄깃함 그리고 씹을수록 느껴지는 고소함. 사실 너무 부드러워 많이 씹을 수가 없다. 금새 입안에서 사라진다.
낙지를 맛있게 먹고 있으면 사장님이 어느새 낙지머리를 손질해 주신다. 이 고소함은 정말이지 극강이다!
「미광」
개인적으로 중국요리를 정말 좋아한다. 대한민국사람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나 역시 한국식 중화반점은 더욱 좋아한다.
맛있다는 중국집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있는 곳 근처의 중국집은 거의 방문해 볼 정도로 중식을 좋아한다. 이 집 역시 이미 유명세를 탔다. 내가 이 집을 알게 된 계기는 차이나타운 근처에서 주차 자리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요새 레트로 풍의 가게들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이 집은 자체가 레트로이다.
맛집을 찾는 누구에게나 기준이라는 것이 있다.
누군가는 얼마나 맛있나 보자! 생각하며 맛집을 찾아다는 이도 있다.
누군가는 친구들 또는 가족들과 여기 맛있대! 라며 몰려가는 이도 있다.
나는 보통 우연히 찾아간 가게에서 발견하는 맛을 즐기는 편이다. 그러는 것이 부담이 없다. 시간을 낸 만큼 보상을 받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이다. 기대하지 않은 것을 얻을 때의 만족이 큰 것이다.
우연히 알게되어 즐기던 맛집이지만 이제는 눈치게임을 하며 언제 사람이 없을까 고민하고 방문해야 하는 식당이 되어 버린 차이나타운의 미광.
우리 모두 어릴 때 살던 동네가 다르고 맛있게 먹던 짜장면의 맛도 다를 것이다.
내가 미광에 좋아라게 된 이유는 간짜장 한 입과 탕수육 한 점으로 나를 어릴 때 살던 그 동네 보내주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내가 추억하는 그 춘장의 짭조름하며 달큼했던 간짜장, 언젠가부터 과일탕수육이니 찹쌀탕수육 뭐니하며 동네 중국집에서 사라져 버린 내가 추억하는 달달한 탕수육을... 이 집 미광에서는 지금도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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