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아니 먹어만 봐서는 모른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논" 이라고 부르는 이 빵은 그들의 주식이다.
우리가 밥을 먹는 것 처럼 그들은 이 논이라 부르는 빵을 먹는다.
현미밥, 보리밥, 쌀밥 등 곡식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의 밥과 같지 않지만
그들은 지역마다 빵의 식감과 사이즈가 다르다.
밥 없이 못사는 한국 사람처럼 그들도 논 없이 살 수 없다.
요새는 한국에 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사람이 늘어나서 주변에 우즈벡 식당이 많이 있다.
몇년 전에 내가 타쉬켄트 공항에서 한국에 돌아올 때 본 많은 우즈벡 사람들은 다들 하나같이 이 논이라 부르는 빵을 수십개씩 손에 들어 있었다. 그 사이즈는 아마도 레귤러 피자사이즈 정도는 된다. 그런 사이즈의 빵을 수십개씩 묶어서 한국에 가는 것이다. 이 빵을 다 먹으면 어쩌나 생각할 수 있다. 그 때는 어쩔 수 없이 다른 빵을 사 먹겠지만 외로운 타국에서 고향의 맛을 잊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인간은 음식에서 위로를 받는 것이다.
나는 우즈베키스탄에 회사 일로 장기출장이 많았다. 덕분에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
한국에 있는 갑자기 이 빵이 먹고 싶어진 것이다.
다행이도 내 주변에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친구에게 요새 가장 맛있는 논을 만드는 가게를 물어보았다.
바로 가게로 향했다. 가게 안에는 손님들이 가득했다.
크진 않지만 10여 개 테이블에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전부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유창한 우즈베키스탄어로 가게의 사장을 찾았다. 유창함은 거기까지이다.
한 개 천원 받는다. 우리가 아는 베이글 크기 정도이다.
오히려 이런 작은 사이즈가 우리에게는 좋다.
보통은 큰 빵을 손으로 잘게 나눠서 식탁에 앉은 사람들과 같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는 작은 사이즈의 논이 좋았다.
먹어보면 그냥 밀가루와 소금맛이다. 그런데 이것이 한 번 맛 들이면 끊을 수 없는 맛.
오늘 그 맛이 생각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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