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에 감기가 걸렸다.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으니 이상할 일도 아니다.
코가 많이 막히고 다행히 열은 없다. 문제는 뭐를 먹어도 맛을 느낄 수 없다. 달고 신것은 그나마 좀 느껴진다.
평소 어묵을 좋아해서 저녁을 겸할겸 어묵탕을 해 보았다.
감기도 왔으니 얼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빨간 양념장을 만들어 더했다.
다시팩과 냉장고에 썰어놓은 무우와 대파를 전부 넣어 육수를 만들었다. 방울토마토도 몇 개 넣었다.
양념장은 고추장, 고추가루, 간장, 다진마늘, 미림을 넣었다.
양껏 먹을 생각으로 어묵10 꼬치를 준비했다.
끓은 육수에 어묵과 양념장을 넣고 중불에 다시 20분 더 끓였다.
제법 그럴싸한 요리가 되었다.
예쁜 그릇에 담아보았지만 모양은 별로. 안타깝지만 역시 아무 맛이 나지 않는다. 따뜻한 국물을 먹는 것을 위안을 삼았다.
입에 넣기 전까지 뇌에서 혀로 보내는 어묵의 맛이 느껴지나 막상 입에 어묵이 들어오면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는 허탈함.
아쉬움이 남는 저녁, 그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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